Powered By Blogger

2014년 3월 13일 목요일

국정원 / 미시적 본능


줄줄이 터져 나오는 국정원의 '임무수행상의 오류'에 관한 사건이 정치적 이슈의 범위를 넘어서 사회적인 이슈로까지 비화되고 있는듯 하다. 과거의 '인간대 인간'의 정보활동으로 폐쇄적이었던 정보기관의 성질이 정보화시대가 진행되면서 활동의 전모와 결과가 모조리 공개가 되고 있는데, 그만큼 과거와는 달리 정보분야의 활동도 개방되거나 전략적인 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게 시대적인 요구인것 같다.


국정원의 간첩조작사건으로 국정원장에 대한 야당의 책임론적인 대응이 강해지자 국정원의 중국내 대북공작과 대공공작이 무너질것을 우려하는 칼럼이다. 국정원의 휴민트가 무너지면 중국이 크게 이득을 볼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생각을 해보면 한국보다 북한을 우방으로 생각하는 중국내에서의 대북공작이란 국정원의 정보활동이 고난의 운명을 질 수밖에 없음은 누구나 쉽게 인식할 수 있는 문제인것 같다. 게다가 기사에서 표현하는 만큼 '대공공작'의 과제도 주어져 있다면 녹내장환자의 시야처럼 관점과 관찰대상이 좁혀져 있을듯 하다. 북한과 한국을 동시에 관찰대상으로 공작정보를 수집하는 중국의 정보기관에서는 자국(自國)내에서 일어나는 한국과 북한의 정보활동이란 '투명 어항속에 담아둔 물고기들의 싸움'같이 보였을테니 중국내 한국정보활동의 은밀한 성공은 기대하지 않는것이 좋을듯 하다.

뛰어난 분석능력을 가졌지만 감정이입이나 대인관계 기술이 부족한 교수기질의 젤리코는 거시적 지정학에 대한 논의에 들어가기 전에 약간의 가벼운 대화를 주고받았다. - 중략 - 나는 테러에 대응하는 미국의 접근방식이 너무 협소하고 통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몇가지 사항을 특히 강조했다. "첫째, 국제문제에 있어서 국가가 여전히 가장 중요한 조직원리지만 알카에다와 같은 비국가 활동세력의 중요성이 계속 커지고 있어요. 우리는 전략적 사고에서 적이든 아군이든 비국가 활동세력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들의 지도력은 중요해요. 우리는 이들 선정된 비국가 활동세력을 무력화하거나 이들에게 자율권을 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인간지형을 파악할 수 있는 지도를 만들어야 해요. 인간은 전략적 풍경에서 점점 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더 좋은 정보를 더 많이 수집해야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   

- Henry A.Crumptern [The Art of Intelligence] -

적의 진영이나 다름없는 중국에서의 정보활동은 전술적인 작위(作爲)와 공작활동보다는 전략적인 부작위(不作爲)와 모니터링위주의 정보수집활동이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과거처럼 개인과 개인을 통한 점조직적인 정보활동의 습관을 벗어나지 못해서 간첩조작사건과 같은 '과잉작위'내지는 '과잉공작'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과거 좌파대통령이라고 하는 김대중대통령때 국정원의 휴민트가 대폭 무너졌다는 칼럼의 내용을 보고 느끼는 점은 좌우파 이념대결을 숙명처럼 안고사는 한국에서 정보기관이 국익이라는 집중된 한가지 목표가 아닌 이념적인 환경으로부터 발생한 내부의 적까지 상대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던것같다. 게다가 이념적인 정치환경에 물려들어가서 보복성있는 것으로 이해되는 정치적 간섭에 의해서 조직의 무능함이 증대되었다는 의미로 해석이 된다.

없어서는 안될 조직이 아주 나쁜 국내적인 여건에 의해서 아주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 아주 나쁜 사건을 일으켰다고 할 수밖에 없을것 같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